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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항공유 의무화에 정유업계 '잰걸음'…세제혜택 요청도

입력 2025-09-21 07: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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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유사들 생산체계 구축 이어 글로벌 시장 확장 나서

미·일·EU 등 정책적 지원…"국내생산촉진 세제 포함돼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한지은 김민지 기자 = 2027년부터 모든 국제선 여객기의 국내 급유 시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연료가 의무화됨에 따라 정유업계가 기술 고도화와 생산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지속가능한 SAF 생태계 구축에 막대한 초기 비용이 필요하고 글로벌 리스크도 큰 만큼 업계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SK에너지, 지속가능항공유 유럽 수출

(서울=연합뉴스) SK에너지 관계자들이 지난 4일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부두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선박에 선적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5 [SK에너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글로벌 규제 대응 차원서 SAF 사업에 '박차'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사는 정유 부문 적자 심화와 석유화학 부문 불황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으로서 글로벌 규제 대응을 위해 SAF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15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연간 10만t 수준의 저탄소 제품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고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SAF 상업 생산에 착수했다.


연간 10만t의 생산량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만t까지 감축할 수 있는 수준이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정제시설 생산 라인을 유지하면서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혼합해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원유와 바이오 연료를 동시에 투입할 수 있어 연속적인 SAF 생산이 가능하다.


지난 1월 SK에너지는 국내 최초로 유럽에 SAF를 수출한 데 이어 6월에는 6천t 규모의 바이오디젤(HVO)을 추가 수출했다. 3월에는 홍콩 최대 민항사인 캐세이퍼시픽항공사와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국내에도 대한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등에 SAF를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SK에너지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과 협업해 SAF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재표시험협회(ASTM)에서 인정하는 공정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대한항공, GS칼텍스와 바이오항공유 실증 운항 성공 기원 기념식 개최

(서울=연합뉴스) 대한항공이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GS칼텍스와 바이오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실증 운항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실증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 보잉 777F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가 급유 되는 모습. 2023.9.5 [대한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GS칼텍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가 생산한 SAF를 공급받아 2023년 9월 국내 최초로 대한항공과 함께 급유 및 시범운항을 실시했고, 6차례의 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 9월에는 네스테의 100% SAF(니트 SAF)를 GS칼텍스가 일반 항공유와 혼합 제조해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인증을 받은 SAF 5천㎘를 일본 나리타 공항에 수출했다.


이는 국내 정유사 중 CORSIA SAF를 상업적 규모로 판매한 첫 사례다.


GS칼텍스는 또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생산한 CORSIA SAF를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항공사들에 공급 중이다.


이번 정부의 SAF 혼합 의무화 제도 로드맵을 계기로 SAF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폐비닐을 항공유로"

(홍성=연합뉴스) 11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충남도,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천안·아산·서산·당진시의 '폐비닐 고품질 자원화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12.11 [충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oyun@yna.co.kr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5월 코프로세싱 관련 국제 지속가능성 및 탄소 인증 제도(ISCC) 인증 3종(EU, CORSIA, PLUS)을 획득했다.


이어 6월에는 SAF를 일본 전일본공수(ANA)에 수출하며 국내 최초로 글로벌 SAF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이 한국산 SAF를 수입한 것 역시 당시가 처음이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0월 일본 정유업체 코스모오일과 SAF 분야를 포함한 신사업 협력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또한 코프로세싱 방식으로 생산한 SAF를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로 수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코프로세싱을 통한 SAF 생산 체계를 갖추고 바이오 원료를 정유 공정에 투입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CORSIA 인증을 획득하고 8월부터 국내외 항공사에 공급을 시작했다.


에쓰오일 역시 이번 로드맵은 물론 국내외 수요 증가에 대비해 SAF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하는 한편 다른 신에너지 및 자원순환 제품 공급도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 인천∼하네다 대한항공 정기노선에 국산 SAF 공급

(서울=연합뉴스) 에쓰오일(S-OIL)은 인천국제공항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을 정기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주 1회 공급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국산 지속가능항공유(SAF) 상용운항 첫 취항 기념식. 2024.9.1 [에쓰오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시장 수요 불투명한데 설비 구축 1조원 들어"


업계는 초기 투자 비용과 원료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유럽연합(EU)은 SAF를 사용하는 항공사에 일반 항공유 대비 가격 차액만큼 배출권을 부여한다.


미국은 SAF 생산 기업에 갤런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일본 또한 SAF 시설 투자 또는 판매와 관련해 연간 최대 40%의 법인세액을 공제한다.


그러나 국내 정유업계는 정유 부문 손실과 석유화학 불황 등 이중고로 인해 올해 상반기 정유부문 적자가 1조5천억원에 달했다.


대한석유협회는 "SAF 전용 설비 구축에 약 1조원이 소요되는 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다"며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수요와 원료 수급 어려움 등 리스크가 매우 큰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 대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국내 생산 촉진 세제에 SAF를 포함하는 등 다각도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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